사랑의 CD레터
5ch VIP 개그 - 2007-05-12 13:05내가 중학생이었던 시절의 이야기. 학교를 마치고 집에 오는 길에 누군가 내 이름을 불렀다.
뒤를 돌아보자, 같은 반의 남자애였다.
「저···이거 한번 들어봐」
그가 내민 손을 보자, 당시에는 아직 보기 드물었던 CD-R이 있었다.
내가 그것을 건내받자, 그는 도망치듯 달려갔다.
집에 돌아온 나는 오빠의 PC에서 몰래 그 CD-R을 재생했다.
그것은 사랑에 관한 노래들이었다.
미스터 칠드런이나 라르크나 글레이의 사랑노래. 듣고 있는 것만으로 가슴이 뭉클해졌다.
그리고 그 마지막에는, 그의 고백이 녹음되어 있었다.
「사랑해. 만약 OK라면 전화해 줘」
긴장한 탓이었을까. 조금 떨리는 목소리였다.
내 방으로 돌아온 나는 전화기를 손에 들었다. 수화기를 든 손이 희미하게 떨렸다.
나도 모르게 긴장하고 있었다. 가볍게 심호흡을 하고 기분을 안정시켰다.
그리고 용기를 내서 전화버튼을 눌렸다. 뚜르르- 하는 신호음이 간다.
그 짧은 시간이 마치 영원처럼 느껴졌다. 빨리 받아, 빨리 받으라구···.
딸깍
겨우 상대가 전화를 받았다. 나는 마지막 용기를 쥐어짜서 말했다.
「여보세요? 거기 일본음반협회인가요? 불법복사를 하고 있는 놈이 있습니다만」

지나가던무명 (2007-05-12 13:05)
... 데굴데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