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렌지와 세탁기
5ch VIP 개그 - 2010-05-13 22:05며칠 전, 같은 아파트 사람이 이사할 때 전자렌지를 버리고 갔다.
그 레인지는 오븐 기능이 있고, 우리 집 것보다도 새 것인데다 고성능.
정확히 온도가 조절되는 레인지를 갖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마침! 이라는 생각에
난 살그머니 우리집 전자렌지를 버리고, 그 레인지를 주워 왔다.
그 레인지는 오븐 기능이 있고, 우리 집 것보다도 새 것인데다 고성능.
정확히 온도가 조절되는 레인지를 갖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마침! 이라는 생각에
난 살그머니 우리집 전자렌지를 버리고, 그 레인지를 주워 왔다.
우리 레인지는 15년 이상 사용해왔지만 고장난 적도 없고, 아직도 현역이었기 때문에
조금 버리기 아깝다고는 생각했지만, 이 낡은 레인지를 갖고 싶어하는 사람도 없을 것이라고 생각해서
재활용품 코너에는 넣지 않았다.
그랬더니 왠지 다음 날 세탁기가 세탁하는 도중에 멈춰버렸다.
버튼에 불은 들어오지만 전혀 움직이지 않는다.
전원을 뽑고 다시 켜도 안되고, 이미 안에 가득 찬 물과 흠뻑 젖은 세탁물들...어찌할 바를 모르게되었다.
새 PC를 사면 이상하게 전에 쓰던 낡은 PC의 상태가 안 좋아지는 경우는 자주 있다.
그렇지만 전자렌지와 세탁기는 장르가 다르다. 왜 안 좋아지는가?
전자렌지를 버리게 되면 세탁기는 우리 집 가전제품 중에서 최고참이 된다.
혹시 레인지와의 동료의식인가? 어느새 둘이 그렇고 그런 사이였단 말인가?
뭐, 그런 바보같은 일은 있을 수 없다, 생각은 하면서도 아직 쓰레기 수거를 해가지 않은 전자렌지 안의
회전 접시만 갖고 돌아와 세탁기 위에 올려두고 그 날은 잤다.
다음날, 조심조심 전원을 넣어 보자, 움직였다. 아무런 문제도 없고, 세탁도 할 수 있었다.
물론 그저 오래 멈췄으므로 기계 안에 들어간 물이 말라 움직이게 된 것인지도 모르지만 우연히 일어난
사건이라치기에는 타이밍이 너무 좋다. 레인지의 회전접시는 세탁기가 고장날 때까지 근처에 놓아두기로
했다.

ㅋㅋ (2010-05-13 22:05)
히히히히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