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행한 결혼식
5ch VIP 개그 - 2010-01-22 02:01아버지는 8남매의 장남으로, 막내 고모는 나보다 14살 연상.
불임으로 오랜 세월을 고생하던 그녀는 불임치료의 결과, 기다리던 딸을 출산했다.
그 애는 초대한 적도 없는데 데리고 왔다.
(*역주: 일본의 결혼식은 우리와는 달리 거의 철저하게 초대받은 사람만이 인원수에 맞게 옵니다. 식 자체도
굉장히 오래하구요)
신부대기실에 데리고 와서는 나에게 잠깐 서보라고 하더니 식장의 카메라맨을 불러서 나와 자신의 아이를
함께 촬영. 자세를 바꿔서 다시 촬영. 다른 의상으로 갈아입으려고 잠시 나가달라고 하니까 갑자기
「입장할 때, 우리 애 손을 잡고 같이 들어가면 어때? 좋을 거 같은데!」
라는 제안. 거절하자 깜짝 놀라며「아니 왜? 그거 정말 좋을 것 같은데!」
식이 진행되자 갑자기 식 중간에 애한테 발레를 춤추게 했다. 당연히 의상도 꾸려왔다.
3살 배기 꼬맹이가 빙그르르 돌면서 춤을 추자 모두들 귀엽다! 호평. 아이도 기뻐하는 눈치.
훈훈한 분위기가 되었지만 막내 고모는 아이한테 귓속말로
「언니를 위해서 노래한 곡!!」
아이는 동요를 한 곡 불렀다. 하객들 모두 싱글벙글.
거기서 멈췄으면 좋았을 것을, 모두가 평이 좋자 흥에 겨운 고모는 그만 연달아 동요 5곡을 부르게 했다.
그러자 기뻐하던 하객들도 슬슬 짜증을 내기 시작하자 그것을 눈치챈 고모는「자, 다음은 OO가 언니를 위해
XXXX를 노래하겠습니다!」라고 박수를 강요.
사회자가 자연스럽게, 또 한편으로는 집요하리만치 다음 순서로 진행하려 했지만 고모는 그저 무시.
다들 저런 진상은 처음 본다, 황당해하는 눈치.
다른 고모들이 아이를 거의 강제로 끌어내리듯 자리에 앉히자 고모는 복도에서 분노.
「우리 OO의 인생 첫 영광스러운 무대인데!! 언니들은 다들 애를 빨리 낳아서, 애가 얼마나 고마운 존재인지
몰라요!」
라면서 울먹였다고. 고모가 아이가 들어서지 않아 거의 노이로제를 앓던 것을 잘 알던 다른 고모들은 차마 뭐라고
하지 못하고 그저 OOO(나)의 결혼식은 너와 OO(조카)를 위한 행사가 아니야, 라는 정도로 주의.
하지만 고모는「이게 결혼식이 아니었으면 좋겠구나!」라면서 부부 둘 만의 결혼사진 촬영에도 따라오더니
「우리 애도 같이 찍어줘, 괜찮아, 나는 물론 안 찍어도 돼!!」라고 요구….
「저, 이건 부부의 기념사진이니까, 그건 좀…. 그건 다음 기회에」
그렇게 말하자「아니 신부와 함께 찍는게 아니면 그게 무슨 의미야?(스튜디오 촬영이 아니면 그게 무슨 의미야?)」
라는 데다
「소파에 앉아, 아이를 응시하는 신부」
「바닥에 앉아 아이와 미소를 주고받는 신부」
「아이의 입에 뽀뽀를 하는 신부」
등 세 가지 버전으로 의상까지 바꿔가며 찍을 것을 요구. 애는 이미 지쳐서 자고 있는데도 만족을 못하고 강력하게
요구. 이미 위험 상태.
격노한 아버지의 친척들, 신랑 측 친척들도 어이없다는 듯 차가운 눈으로 바라보고 있다...
결혼하기 전부터 이미 고생문이 훤하게 열린 예감(・д・;;)
너무 어이없는 무례한 행동과 발언(돈 내면 되잖아! 등)을 내세웠지만, 나중에 꼭 다시 OO랑 드레스 차림으로
찍어줄께요 라고 약속을 해준 이후에야 포기.
그 후 애는 갑자기 결혼식 내내 엉엉 크게 울기 시작. 이제 이미 결혼식은 여러가지 면에서 엉망.
울다 지쳐 애가 간신히 잔다, 싶었더니 식이 끝나갈 때쯤 고모가 애를 또 일부러 깨웠다.
애는 이미 울다 지쳐서 상태가 안 좋은게 뻔히 보이는데도 전혀 상관없이 애를 들러리 역할을 시켜야겠다고 주장.
그렇지만 애는 울고 불고 상태는 최악. 게다가 급기야는 결혼식장 출구 앞에다가 대량으로 구토.
다행히 하객들 옷에 묻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융단이 초토화....
고모는「애가 상태가 안 좋은가 어쩌지」하면서 애를 데리고 겨우 퇴장했지만, 안심했던 것도 잠깐, 정신을
차리고보니 내 결혼식은 구토 냄새와 함께 하객들을 떠나보내고 있었다...
그나마도 친척들이 필사적으로 말려준 것이었고(식 도중 몇 번이나 고모 자리로 친척들이 가는 것을 봤다)
아무 것도 모르는 애가 무슨 죄겠냐 싶은데다 그 꼬맹이야말로 그 엄마의 최대 피해자라는 것은 잘 안다.
하지만 이제는 그 애도 싫어졌다.
신혼 직후부터 남편의 친척들에게 사과부터 하고 있다...
고모만 아니었다면 지금쯤은 행복할 시간일텐데...orz

이므 (2010-01-22 02:01)
설마 1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