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운 남자와 냉동버섯 스파게티
5ch VIP 개그 - 2009-12-05 07:12연휴 3일간을 집에 틀어박혀 보낸 나.
공복감이 나를 덮쳐도 쇼핑하러 갈 기력이 없어서 집 냉동고를 뒤져 스파게티 한 봉지를 꺼냈다.
"냉동 버섯 스파게티"
그렇게 쓰인 한 장의 비닐 봉투를 난폭하게 찢어버린 후 설명문으로 눈을 돌렸다.
「1. 냉동상태의 스파게티를 봉투 그대로 접시에 올려 전자렌지로 가열해 주세요」
그런 거 쯤 나도 알고 있다. 버튼만 누르면 되잖아. 귀찮은건 싫다고.
「2. 따뜻해진 스파게티를 접시에 담아 주세요」
시끄러워. 접시에 담든 어쩌든, 먹기만 하면 그만 아니야.
「3. 소스를 잘 뿌려, 따뜻할 때 드세요」
시끄러워! 언제 먹든 내 마음이지!
······.
····어째서··· 어째서, 그렇게 상냥한거야···.
나같은 놈에게, 어째서 그렇게 상냥한거냐구! 우우···우 아 아 아····
너 뿐이야, 나를 걱정해 주는 것은. 우우···.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냉동버섯 스파게티 사랑해····.우우···아 아 아 아··.
···몇 시간을 울었을까.
문득 창 밖으로 눈을 돌리자, 완전히 해가 져서 벌써 밤이 되어있었다.
눈물에 젖은 스파게티 봉투를 세면대에 올려두고, 나는 베란다로 나왔다.
시원스러운 밤바람이 나를 감싸고, 머리 위에는 온 하늘의 밤하늘이 빛나고 있었다.
···세계는, 이렇게 아름다웠던가··.
좀 더, 조금만 더···노력해 볼까.
그렇게 작은 변화의 바람이, 내 가슴안을 불어왔다.
고마워, 그리고 잘가.
지금까지의 나, 그리고 "냉동버섯 스파게티".

1등이네 (2009-12-05 07:12)
그냥 해봤음 EZ2DJ 만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