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 찾아가는 그 블로그엔 블로그 주인장의 공지가 가끔 올라온다.
블로그를 이용하는데 주의사항 뿐만 아니라 아주 간단한 공지사항도 심심찮게
올라오는데 그중 가장 많이 차지하는 공지사항은,
- 개인사정으로 운영을 며칠 쉽니다. 그럼 돌아올 때까지 모두들 건강하시길~
" 몇달전부터 자주 가는 블로그가 하나 있는데, 최근들어 자주 쉬더라고- "
" 흐응- 그래- ? "
느긋느긋한 성격 탓인지 항상 차분한 린. 모처럼 시골에서 돌아왔다기에
찾아가보니 역시나 나른하게 기대고 앉아 반쯤 졸고 있었다. 책을 읽고 있었는지
덥고 있는 연자주색 두꺼운 이불 위로 펼쳐진체 올려져 있긴하지만 아무래도
나른하고 멍- 한 표정을 봐선 졸고 있었다.
" 안졸았어- "
" 알아. 졸지 않고 그냥 잠들었었구나. "
" 어...응? 어어... "
린은 적당히 말을 뭉처 끝내곤 미끄러지듯 이불속으로 파묻힌다.
" 덜 잔거야? "
넌지시 묻자 '으흥-' 이라는 묘한 대답을 하곤 이불속에서 몸을 움직여
린의 배쪽에 올려져 있던 책을 굴려 떨어트린다. 책 제목은 모리 히로시의
모든것이 F가 된다.
" 아, 이책 읽어보는거야-? "
" 으응...그래서 지금 그런거야. 모에짱, 왜 교수님한테 좋아한다고 말하지
못하는거야-? "
" 다- 읽어보면 알게될꺼야. "
소꿉친구인 린을 좋아하면서 좋아한다는 말, 한번을 못했으니.
" 아참, 린. 그 블로그 말이야, 어제 밤부터 다시 운영되고 있어. 블로그
주인이 바쁜사람인가봐. 거기는 읽을것도 많고 찾아오는 사람들도 따뜻하고
무엇보다 편안하잖아? "
내 말에 다시금 '으흐응-' 이란 묘한 대답을 하는 린. 몇일동안 만나지 못
했어도 워낙 오랜시간 알아왔기에 특별한 대화는 오고가지않는다. 평소에도
내가 좀 더 많은 이야기를 하는 편이고 린은 잘 들어주며 자신의 의견을
충실하게 표현해준다. 나는 잘 이야기하고, 린은 잘 들어주는 그런 대화.
일상 생활에 대해 시시콜콜하게 이야기 하고 가벼운 농담도 한다.
서로 이야기를 하다 누가 먼저라고 할것 없이 꾸벅꾸벅 졸기도 하고 졸다가
깨서 멍-하니 앉아있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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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짜리는 저를 열폭시켜요 (...)
엘시캣 (2009-09-11 17:09)
리라쨩님도 감기조심하세요 :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