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 죽을 수는 없다

5ch VIP 개그 - 2009-08-25 00:08

전국시대, 오다 노부나가의 무장으로 유명한 이나바 잇테츠의 하인 중 하나가 중죄를 저질러 참수를 당하게
되었다.

그러나 그 하인은

「이렇게 죽을 수는 없다! 여기서 죽을 수는 없다!」

하면서 울부짖고 날뛰어, 좀처럼 처형을 거행할 수 없었다. 그 이야기를 들은 잇테츠가 도대체 얼마나
비겁한 놈이길래 죽을 죄를 지어놓고도 그런 것일까, 하고 보러오자 뜻밖에 그 하인은 한 눈에 보기에도
중후한 풍모의 고집스러운 외모였다.

기이한 일이다 싶은 잇테츠는 물었다.

「왜 그렇게 비겁하게 삶에 미련을 두며 아우성 치는 것이냐. 그렇게도 네 목숨이 아까우냐?」

그러자 그 하인은 말했다.

「나는 원래, 당신의 모략에 당해서 죽임을 당한 사람의 가신이다. 내 주군의 원한을 세상에 알리고
  당신에게 언젠가 한 칼을 날리기 위해 이렇게 비참한 꼴로까지 살아왔지만 이런 어이없는 일로
  죽게 생겼으니 그것이 분해 울었던 것이다!」

그 말을 들은 잇테츠는 가신에게 그의 줄을 풀어주라 명했다.

「내 너의 충성심에 감탄하여 너를 풀어주마. 언젠가 나를 죽일 수 있다면 죽여봐라」

잇테츠는 웃었다.

「각오하라」

그렇게 한 마디를 토해놓고 하인은 떠났다.

몇 년이 지난 후, 잇테츠는 병에 걸려 결국 숨을 거두었다. 그 얼마 후, 그 하인이 잇테츠의 무덤에
참배를 왔다.

「나는, 당신의 목숨을 거두어 갈 날만을 준비하고 기다려왔습니다만, 끝끝내 그것을 이루지 못하고
   당신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이래서는 참수를 당할 뻔한 그 날 울음을 보였던 것이 그저 생명을
   부지하기 위한 유약하고 거짓된 눈물이 되어버립니다. 따라서 지금 당신의 앞에서 이 한스러운
  삶을 끝냅니다」

그렇게 말하고, 그는 할복, 그 자리에서 숨을 거두었다.


댓글

킨쿠 (2009-08-25 00:08)

오오~

킨쿠 (2009-08-25 00:08)

1등을 +_+

rew (2009-08-25 00:08)

아앗!

리트님 (2009-08-25 00:08)

자존심...

목짧은기린 (2009-08-25 01:08)

뭐 이런 류의 얘기라면 어느 나라엘 가도 있지 않나요;; 반전을 기대하며 읽었는데 없어서 아쉽.....

cc (2009-08-25 01:08)

왠지 등신같지만 멋있어...

.... (2009-08-25 02:08)

바보같지만 수치와 명분를 아는 남자로군요.

호숫가의늑대 (2009-08-25 02:08)

아 누구였지...숯을삼키고 몸에 옻을발라 변장해서 죽이려다 죽이려다 못죽이고 옷을 내달라해서 대신 베고 죽은 자객이 누구지 ㅡㅡㅋ. 미인은 자기남자를 위해 화장을하고 선비는 자신을 알아보는 사람을위해 죽는다고 했는데 그이름이 생각안나 ㅡㅡㅋ.
ㅇㅇ (2009-08-25 04:08)
십팔사략에 나오는 이야기 같은데 누구였는지 저도 잘... -_-;;
장자 (2009-08-25 04:08)
사기 열전편의 예양에 대한 이야기일것입니다.
asshole (2009-08-25 11:08)
죽어서도 주군께 체면을 살리고자 잡혔을 때 소매자락 한 부분만 찢겠다고 하고 그걸 베고서 죽죠.. 이후 충신에 대한 고사로 [예양]은 단골 레파토리.. (광해군 시절 어느 충신의 기지에 관한 일화에서도 나왔죠-)

꿈은 사도 (2009-08-25 11:08)

그러게 빨리 끝내야지...

슌돌이 (2009-08-25 12:08)

제 댓글이 지워졌네요.... 저번 핵폭탄 갖고 댕기는 비행기? 이야기처럼 이런류의 얘기도 사실 여부가 확인이 안될텐데 제가 무슨 틀린말 했나요??
vaginismus (2009-08-25 12:08)
방금 지어낸 거짓 이야기와, 설화를 구분 못하면 스스로의 지적 수준을 나나태는 것일 뿐
슌돌이 (2009-08-25 17:08)
말도 안되는 비약하지 마세요. 제 글을 읽고 구분을 못한다고 판단하는 것도 무리이고, 굳이 구분을 할 필요도 없습니다. 어차피 둘 다 사람들이 좋아하는 부류의 이야기란 것 뿐인데요... 근거없이 다른 사람 글을 까면 중2처럼 안보이는 줄 아나요? ps. 원래 글이 지워져서 그러는데 원래 달렸던 댓글은 일본인들이 좋아할만한 이야기이고 그런 방향으로 이야기가 거짓말이 붙여졌을 것 같다는 내용이였습니다. 그리고 제밑으로 달렸던 댓글은 거짓말이라고 단정하는 글이있었는데 거기에는 리라님이 댓글을 달았었었죠. 거짓말이라고 단정하지말라는 내용이었던 것 같네요... 그 이후에 또 오니 제 댓글이 지워져서 다시 댓글 단겁니다. 설화에 허구가 더해졌다는 것은 당신 정도의 지적수준이면 누구나 다 아는 겁니다. 물론 구분하는 것도 당신 정도 수준이면 다 하고요....
마일드세븐 (2009-08-25 20:08)
리라쨩~ 여기 도움이 필요해요

효우도 (2009-08-25 13:08)

어떤 사람이 한 왕에게 복수를 하려고 했는데 복수하기 전에 죽어버려서 무덤에서 시체를 꺼내 그 시체의 목을 배고 뼈가 산산히 부서질떄까지 매질했다는 이야기를 고우영의 십팔사략에서 읽었던가, 아니면 한국 역사책에서 읽었던가..
황천의달 (2009-08-25 13:08)
춘추시대 초나라 사람 오자서의 이야기인듯? 초나라 왕에게 죽임을 당한 아버지와 형의 복수를 위해, 오나라로 가서 전쟁으로 초나라를 초토화시킨 후 무덤을 파고 시체에 매질을 했지요..
미소녀 (2009-08-25 21:08)
그때 오자서의 옛 친구가 「너무하지 않은가」라며 나무라자, 오자서가 먼 곳을 바라보며 「일모도원」이라고 했다는 이야기가.
일격살충 (2009-08-26 00:08)
그 친구는 신포서

OPAL (2009-08-25 14:08)

일본의 드라마틱한 역사 이야기는 신뢰가 안감...

오뎅탕 (2009-08-25 15:08)

역사 인물에 얽힌 '설화'를 보고 신뢰가 간다니 안 간다니 하는 사람들 보면 참 깝깝하다... 개그를 다큐로 볼 사람들이구만 ㄲㄲㄲㄲㄲ

... (2009-08-25 20:08)

니들은 여기까지와서도 다투냐!! 싸우지마라 간만에 개고기 먹으러 가는날이다!!

미고자라드 (2009-08-26 14:08)

일본애들은 이게 멋있다고 하겠지만 전 그냥 바보같군요. -_-
리라쨩 (2009-08-26 14:08)
이 글에 대한 일본 네티즌의 반응도 별로 그다지 멋있다, 라는 반응은 없었어요 ^^ (일본 사람이나 한국 사람이나 생각하는건 다 거기서 거깁니다. 걔네들이라고 별달리 다를 건 없어요) 이런 자객열전은 일본이 아니라 중국쪽 이야기도 당시의 시각에서는 그야말로 충의 그 자체 일지 몰라도 요즘의 시각에서는 영 황당한 이야기들이 많지요. 다만 바로 그 '당시의 시각' 이라는 점을 감안해야겠지요. '충(忠)'을 그 무엇보다 중시하던 시절에 억울하게 죽은 주군을 위해 자신의 목숨까지 바친 이에 대한 이야기에서 느낄 수 있는 의기를 높이사는 것인만큼, 요즘의 시각으로 단순히 "바보같아" 라고 해버리는 것은 시대배경을 너무 무시하는 이야기겠지요.
미고자라드 (2009-08-31 20:08)
과연, 생각해보니 그렇군요.

유리카 (2010-09-12 02:09)

자살을 미화하는 체제는 절대 오래 가지 못하지요. 그저 찌질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