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유학 도중의 친구
5ch VIP 개그 - 2009-02-08 13:02내 체험담····
영국에 유학했을 때, 정말 모든 국적의 학생들이 있었다.
그 중에 아랍 출신 녀석 하나가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마을은 400년 역사가 있다며 자랑하고 있었다.
그러자 오스트리아 출신 녀석 하나가,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도시는 600년의 역사가 있다고 자랑했다.
아랍 출신 녀석을 시작으로 다른 놈들도 그렇게 오랜 역사가 배인 거리에는 살아본 적이 없다며
그 오스트리아 출신 녀석에게 감탄했다.
다만, 그 때의 기분을 잊을 수 없었던 모양인지 오스트리아 출신 녀석은 그 후 툭하면 자신의 고향 자랑을
시작했다. 600년, 600년, 600년...
이제는 모두가 그 자랑에 지쳤고, 그에 대해 푸념과 불만을 떠들기 시작했다.
그러던 어느 날, 그 오스트리아 출신 녀석이 나에게 다가왔다.
「어이! 너! 너는 어디 출신이야?」
「나는 일본에서 왔어」
「그래? 일본인! 나는 600년 역사의 오스트리아 수도에서 왔어! 너는 일본 어디에서 왔어?」
「나는 1300년 전의 일본 수도. 교토에서 왔어」
그 순간, 주위 녀석들이 일제히 일어나 박수를 쳤다.
오스트리아 출신 녀석이「1300년!」이라며 경악하자 다른 놈들이 차례차례 오스트리아 녀석에게 다가가
「600년의 두 배가 넘는구나」,「1300년에게는 안 되겠는걸? 하하하하」하고 놀려댔다.
그 오스트리아 출신의 녀석은 몸을 떨며 얼굴을 붉혔다.
그렇지만 뭔가 떠들거나 폭력을 휘두른 것은 아니고, 그렇게 그 날은 지나갔다.
다음 날 오스트리아 출신 녀석이 또 나에게 말을 걸었다.
「저기 교토는 어떤 마을이야?」
「교토는 일본에서도 가장 오래된 도시 중의 하나야」
「닌자도 있어?」
「닌자는····교토에는 없을걸」
「다른 마을에는 닌자가 있어?」
「아, 음. 일단 토가쿠시라는 닌자 집단이나 코우가라는 닌자집단의 자손들은 지금도 있어」
「그 애들은 어디있지?」
「코우가는 코우가 시라는 곳에 있고 토가쿠시는 토가쿠시 산에 있어」
「에- 교토에는 뭐가 있지?」
「교토는 천황의 도시였어. 그리고 귀족의 도시가 되었고, 이후에는 무가의 마을이 되었지」
「무가라면 사무라이 말인가!」
「응. 고대에는 천황이 힘을 가지고 있었지만, 점점 권력을 잃었고 귀족이 정치를 하게 되었어. 그렇지만
귀족에 대한 불만이 사무라이들에게 쌓였고 결국 귀족을 쓰러뜨리고 사무라이 사회가 되었지」
「사무라이는 왜 "Samurai"라는거야?」
「사무라이는 한자「侍」에서 온 건데, 원래는 천황이나 귀족을 시중드는 군인을 뜻하는거야」
「오! 군인들이 천황과 귀족에게 반역을 일으킨건가!」
「그렇지만 천황은 쓰러지지 않았어. 왜냐하면 이미 더이상 힘이 없었기 때문에, 그저 권위의 상징이었을
뿐이거든. 그래서 실질적인 힘을 갖고 있던 귀족들이 사무라이들의 표적이 되었지」
「그럼 사무라이 사회는 아직도 계속되고 있는거야?」
「아하하, 더 이상 없어. 메이지 시대에 개혁이 일어나서 이제는 없어」
「어째서 없어진거야?」
「당시 미국의 군함이 일본에 와서 수교를 원했고 일본이 온통 패닉 상태가 되었거든」
(여기서 정말 미국은 어느 시대에나 난동을 피우는구나, 하며 그는 흥분했다)
「그래서 일본 내에서도 대립과 내전, 수많은 책모가 일어났지만 그것을 평화적으로 해결하고 사무라이
사회를 끝내며 민주주의를 달성하려 한 사무라이가 있었지」
「사무라이가 사무라이를 끝냈단 말인가!」
「사무라이 중에도, 사무라이 사회가 계속되면 일본이 망한다고 생각한 사람은 많았거든. 다만 그것을
실행할 용기와 견식, 인맥을 갖고 있는 사람이 없었지. 딱 한 사람의 무명지사가 그것을 성공해.
지금은 일본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역사상의 인물이야」
「그의 이름은?」
「본명은 아니지만 제일 잘 알려져 있던 통명이 "사카모토 료마". 그 외에도 살아남기 위해서 몇 개의
가명을 갖고 있었지만, 이 이름이 제일 유명해」
「료마, 좋은 이름이다」
「그렇게 생각해?」
「좋은 이름이잖아. 한자로는 어떻게 쓰는데?」
「이렇게 써. 료마(龍馬)를 슥슥 썼다)」
「어려운데. 이건 이 자체가 이미 암호다. 잘도 이런 암호를 기억하는구나(한참을 한자에 대한 감상)
그럼, 이 첫 글자의 뜻은 뭐야?」
「이건「용」이라는 글자로 의미는 Dragon. 다음은「말」 Horse야」
「Dragon Horse인가! 멋지다! 시대를 움직인 인간에게 어울리는 이름이야」
「무척 상냥했던 사람이었던 것 같아」
「사무라이는 상냥한 사람인가?」
「그렇다고는 할 수 없지만, 상냥한 사람도 많았지. 일단 사무라이는 충성심이 두터운 사람들이고」
「더이상 사무라이는 없어?」
「사무라이라는 것을 직업을 뜻하는 거니까, 이제 그런 사람들은 없지. 우리 조상 중에는 사무라이가
있었지만」
「헉! 너 사무라이 집안이었나!」
「우리 조상님 중에 사무라이가 있었어. 당시로서는 꽤 드물지만 할아버지가 찍힌 사진도 있고」
「오오, 사무라이 사진! 꼭 보고 싶어!」
「자 그럼 다음에 아버지에게 부탁해서 메일로 사진 보내줄께. 메일주소는?」
「응 내 메일주소는····」
「내 메일 주소는 여기야····」
「그래, 우리 같이 저녁 먹으러 안 갈래? 우리 할아버지는 제 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과 싸웠어. 재미있는
이야기를 얼마든지 알고있어」
「꼭 듣고 싶군」
그렇게 해서 나와 오스트리아 출신 녀석과는 친구가 되었다.
그는 일본에 대해서 호의도 불만도 없는, 그저「일본에 흥미가 있다」수준이었지만,
나와 이야기하는 동안에 자꾸자꾸 일본에 대해서 흥미를 갖게 되었다.
일본에서 보내 온 과자나 음식을 주면, 너무 맛있다며 눈을 빛내면서 먹는 모습에 왠지 나도 기뻤다.
유학을 온 지 1년쯤 지나고 일본에 돌아가게 되었을 때,
그 오스트리아 녀석이 울면서 함께 영국에 있자고 나를 붙잡았다.
「그 제의는 정말 너무 기쁘지만, 나는 일본에 일이 있어. 안 돌아가면 해고당해」
「그런가·····(유감스러운지 고개를 떨구며). 너와 만날 수 있어서 정말로 좋았어. 네가 아시아인이지
유럽인인지는 상관없어. 그저 너를 한 명의 인간으로서 좋아해. 고맙다라고 말하고 싶어」
「나도 고마워」
「너와 사귀는 건 참 즐거웠어. 우리나라 오스트리아는 수많은 전쟁으로 많은 역사가 사라졌어.
내가 자란 마을, 600년의 역사가 있는 마을은 나 뿐만이 아니라 오스트리아인이 유일하게 확인할 수 있는
오스트리아의 역사야.
나는 그 마을을 자랑으로 생각해. 그리고 일본이 부럽다고 생각해. 제 2차 세계대전을 겪어도, 수많은
내전을 경험해도 일본은 아직 많은 역사를 지니고 있다. 하이테크 나라라는 이미지가 있었지만, 의외로
역사가 깊은 나라라는 사실을 너를 통해 알았어.
언젠가 일본에 갈 기회가 있으면, 초대해주지 않겠어? 너와 함께 일본여행 하고 싶어」
「물론이야. 나도 너와 함께 있으면 즐거웠고, 너와의 만남은 무엇보다도 즐거웠어」
올 봄, 그가 일본에 옵니다. 그의 방문이 기다려집니다.

--; (2009-02-08 13:02)
1등이닷! 그건 그렇고.. 저 오스트리라인이 과연 고구려이래 2000년간 수도였던 평양에서온 반만년 한국의 역사를 들으면 어떻게반응할지. 그리고 일본이 2차세계대전때 어떤 짓을 저질렀는지 들으면 어떨지 참 볼만하겠네요 ㅎㅎ제가 알기론 (2009-02-09 11:02)
처음엔 졸본이 수도 아니었나요? 2000년 좀 안되는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