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커피
5ch VIP 개그 - 2009-01-13 18:01친애하는 리처드에게
네가 이 편지를 읽고 있을 무렵이면, 나는 더이상 이 세상에 없을지도 모른다.
이 편지가 들어있는 가방은 내 유품이라고 생각해 줘.
내가 너를 놔준 것을 마피아들이 눈치챘다.
솔직히 도망칠 수 있을 것 같지 않다.
너와는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더이상 원망따윈 하지 않으련다.
그녀는 네가 행복하게 해 줘.
너에게는 안심하고 맡길 수 있으니까.
할 수 있다면, 마지막으로 너와 함께 커피를 마시고 싶었다.
설탕과 밀크를 충분히 넣고는,
좋아하는 담배를 피우면서 말이지.
앞으로, 커피를 즐길 때는 아주 조금이라도 좋으니까
내 생각을 해준다면 정말 고맙겠구나.
너의 친구 존으로부터.
나는 메모를 테이블에 다시 올려놓고, 정면의 소파에 앉아, 그 메모가 놓은 가방을 옆에 놓았다
이미 식어버린 커피를 마시며 녀석이 좋아했던 담배에 불을 붙였다.
무심코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짜식…」
그 때 갑자기, 난폭하게 문이 열리며 2인조의 남자가 뛰어들어왔다.
그리고는 가방과 2인 분의 커피, 익숙한 담배를 확인하더니 그들은 소리쳤다.
「존! 역시 네 놈이 리처드를 놓아줬구나!」
총성이 울렸다.

등수놀이 (2009-01-13 18:01)
1등ㅋL.Lawliet (2009-01-14 15:01)
사실 덧글은 굉장히 작성하지 않는 편이지만, 혹시 이해를 잘못한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됬으면 하는 마음에서 끄적여봅니다 글쓴이는 존이고, 이야기에서 죽은사람 역시 존입니다. 존은 과거에 리차드를 놓아 줘 마피아에게 눈에 띈 상황이고요. 아직 확실한 것은 아니지만 존 스스로는 죽을 것을 각오하고 있었던겁니다. 존은 혼자 감상에 잠겨, 2인분의 커피를 두고(이것은 불확실), 좋아하던 담배를 굳이 피웠습니다.(리차드가 좋아하던 담배인지도 모르곘습니다 그리고 가방에는 언젠가 리차드가 이 방으로 돌아온다면, 자신(존)의 희생을 기억해달라는 의미에서 메모를 남겨두었습니다. 그 메모가 문제고, 자신은 또다시 감상에 젖어 눈물을 적시고요 그리고 어렴풋이 예상했던데로 마피아가 존의집을 들이닥칩니다. 이 시점에서는 마피아도 존을 의심하는 단계였겠죠? 정보원에게서 얻은 정보일수도 있고요. 그런데 커피나,담배가 잠정적인 증거. 결정적으로 존이 스스로 리차드에게 남긴 편지(메모)로 '아 존 네가 놓아줬구나' 그러면서 마피아는 존을 죽이는겁니다. 웃음포인트는, 영화나 드라마에서의 감동적인 장면을 꿈꾸며, 비참한 현실속에서 혼자 너무 오버하다가, 그것이 발목을 잡아 죽음을 당한 사내이야기일겁니다BONSH (2009-01-14 15:01)
Lawliet님// 이해력 부족한 사람들을 위해 친히 해설을 달아주신 건 좋았으나.. 잘못 읽으신 것 같습니다. 죽은 건 리처드입니다. 마피아가 리처드를 존으로 착각한 게 맞고요. '이미 식어버린 커피', '녀석이 좋아했던 담배'가 포인트입니다. 존이 리처드를 위하는 자기 우정에 스스로 취해 분위기 잡고 있었던 거라면 커피는 따뜻하게, '자기가 좋아하는(편지내용대로)' 담배를 피우지 왜 녀석이 좋아했던 걸 했을까요?? 이미 식었다고 은근히 강조되어 있는 건 존이 커피 2인분과 담배 등을 세팅해 두고 떠났다는 걸 암시합니다. 그리고 자기 희생 정신에 스스로 눈시울이 뜨거워질 정도로 존의 자뻑이 심했다기보단 리처드가 존의 희생에 감동해 눈물을 글썽였다고 봐야죠. 또 무엇보다도! 이런 짧은 이야기를 쓰는 작가의 의도는 기발한 반전, 참신한 얘기를 쓰자!일 텐데, 그 소재로 '자뻑 빠진 사람의 어이없는 최후'가 어울릴까요, '우정을 빙자한 간교한 계획'이 어울릴까요? 답은 후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