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졸업과 동시에 삼류회사 영업직에...
5ch VIP 개그 - 2009-01-09 01:01친구는 대학에 진학, 아르바이트와 써클활동 따위를 하는 날들을 보내었다.
나는 딱히 명확한 목표도 없이 진학한 녀석보다, 사회로 나와 취직을 한 내가 훨씬 더 훌륭한 결정을 내렸다고
믿고 있었다. 적당히 띵까띵까한 대학생활과 사회인의 차이를 과시해주자…하는 생각에, 나 혼자만의 허세로
맨션을 빌리고는 중고차를 구입했다. (어때? 만 18세의 나이에 독신생활에 자동차 소유라니, 대단하지?)
그리하여 어느 휴일 날은 차를 끌고 친구와 멀리 나갔다. 우월감으로 가득했던 난「매일 일하고 있는 나는
너와는 달리 돈이 있으니까」같은 말을 마음 속에서 중얼거리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친구의 아르바이트 봉급이 내 봉급과 불과(?) 5만엔 차이 밖에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집세나 생활비, 차량 유지비를 합하면 오히려 자유롭게 쓸 수 있는 돈은 친구보다도 압도적으로 적다.
하지만 허세로 가득 찬 나는 녀석에게 자랑하기 위해 저금 따위는 전혀 하지않고 낭비를 계속했다.
기름도 항상 만땅으로 채웠고, 돈도 항상 내가 내며「이것 보라구, 카드 한도 30만엔. 멋지지?」같은 과시.
서서히 취직처가 정해진 친구는 아르바이트를 하나 더 늘렸다. 그의 수입에 흥미진진한 나는 맨 먼저
실수령액을 물었다. 그 결과는...
「적당히 대충하는 아르바이트 두 탕과 스트레스 최강의 영업직…오히려 아르바이트가 더 벌이가 좋다니…」
어처구니가 없어진 나는 다음 달 퇴직, 나는 투잡 알바맨이 되었다. 하지만, 투잡은 의외로 바빴다…
스트레스도 무척 쌓이고…(결국 미래가 없는 아르바이트에 불과한 일이기도 하고…) 그만두고는 다른
아르바이트, 또 그만두고는 다른 아르바이트, 그런 생활을 2년 반복했다.
이윽고「시간에 묶이지 말자!」라고 생각해서, 당시 유행하던 일용직 알바 생활에 손을 댄다.
「원하는 날에 원하는만큼 돈을 벌 수 있다!」나에게는 천직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것이 문제가 됐다…완전히 게으름뱅이가 된 나는「원하는만큼의 돈」= 최저 생활비가 되어 버렸다.
한달에 채 10만엔도 못 벌고, 낮잠이나 게임에 빠져지내는 날들.
타락해가는 느낌이었지만, 그럼에도 나에게는 아직 젊음이 있고, 마음만 먹으면 언제라도 취직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 어느날, 대학을 졸업해 취직한 친구로부터 전화가 왔다. 일이 힘들다며 푸념을 하고 싶었던 것 같다.
「참나, 너도 참, 당연하잖아? 대학시절의 아르바이트와 같을 거라고 생각했어?」
「그래도 니가 하는 일은 쉬운 거야. 내가 하던 일은……」
하며 몇 년 전의, 채 1년도 하지 않았던 일 이야기를 인용해서 말했다. 이미 친구는 벌써 내 직업 경력을 넘는
세월을 정사원으로서 일하고 있는데도.
「공장근무라니, 너 정말 그걸로 괜찮겠어? 그 누구라도 할 수 있는 단순노동을 정말로 계속하고 싶은거야?」
「말이 좋아 정사원이지, 파견하고 큰 차이도 없고, 공장근무 따위가 진짜 좋냐?」
나 자신의 처지는 생각치도 않고는 타인의 직업을 비판하는 발언…
그래서 친구가 퇴직해서, 나와 같은 백수같은 처지가 되었으면 하고 내심 바라는 나. 그리고 그 한 건으로 나는
그 친구와 연락이 끊어졌다.
당연하다……타인의 불행을 바라는 쓰레기와 누가 친구가 되고 싶을까.
이윽고 일용직도 하지 않게 되어, 집세는 부모가 대신 내주게 되었다.「취직하거라」하는 부모의 소원을
볼모로 돈을 뜯어냈고 지루한 나날을 보낸 나는 어느새 40대 중반이 되어 있었다.
그제서야 정신을 차린 나는 친가로 돌아와 이번이야말로! 하며 최선을 다시 취직을 하기로 했다. 취업소개소,
취업 사이트, 구인잡지...모두들 내가 젊은 시절 모멸하던 블루칼라 일 밖에 남지 않았다. 아니, 그조차도 사실
정사원으로의 취업은 어려웠다.
20년도 더 오랜만에 정장을 차려입고 면접장으로 향한 나.
새파랗게 젊은 녀석들 사이에 섞여 차례대기를 하는 내 자신이 심하게 우스꽝스러웠다.
이 나이를 먹도록 제대로 된 사교방법도 갖지 못한 나는 면접에서도 긴장으로 변변한 대답조차 할 수 없었다.
그때, 면접이 끝나고 도망치듯이 회사를 떠나려던 나를 붙잡은 한 그 회사의 직원.
일전에, 싸워 헤어진 친구였다. 지금은 이 마을의 공장에서 꽤 높은 직급으로 일하고 있는 것 같았다.
아무 것도 묻지 않은 그는 그저 내 옷차림으로 모든 것을 헤아리고는「내가 힘써줄테니 걱정말아」하며
활짝 웃어보였다.
하지만 업신여김을 당한 것 같았던 나는 그 회사를 달려나왔다…솔직히 나 스스로에게 질렸다……
아직까지도 허영심이 남아있었는가…
며칠 후 도착한 취업 합격 통지. 기쁨에 눈물까지 흘리시는 부모님을 보면서도 나는 사퇴를 마음먹었다.
「녀석보다 내가 더 위에 있지 않으면 나 스스로가 납득할 수 없다...」라면서.
끝.

ticknac (2009-01-09 01:01)
흠.. 좋은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