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봉제인형
5ch VIP 개그 - 2008-11-10 15:11내가 취직을 해서 첫 보너스를 탄 날, 직장 동료 모두가 실컷 마시러 갔다.
홀짝홀짝 마시다 모두들 거나하게 취해 돌아가는 길, 게임센터에 잠깐 들렸는데 인형뽑기가 있었다.
3천엔 정도를 사용해서 케이크 모양 인형 하나를 뽑았는데, 평소 마음에 두고 있던 여자동료에게
주려고 하자「필요없어~」라는 소리를 들었다.
어떻게 할까 망설이다 그냥 가방에 넣고 그대로 가지고 돌아갔다. 케이크의 딸기 부분을 누르면 전자
멜로디로 해피 버스데이 곡이 흘러나왔다. 마침 어머니의 생신이 가까웠기 때문에 은근하게「엄마,
선물이야」하며 건네드렸다.
지금까지 생일선물을 드린 것은 두 세 번 밖에 없었다. 쑥스러웠으니까. 어머니는 놀란 얼굴로 싱글벙글하며
인형을 받았다.「여기를 누르면 멜로디가 흘러나와」하고 가르쳐주자, 끝없이 해피 버스데이 송을 듣고
계셨다.
2년 후, 어머니의 생신.
야근으로 새벽까지 일한 날 아침, 일어날 시간까지 20분쯤 남았을 무렵.
아침 20분의 수면시간은 너무나도 소중하다. 그런데 귓가에 거슬리는 전자음이 들려왔다.
일전의 케이크 봉제인형이었다. 어머니가「이거 멜로디가 안 멈춰, 어떻게 해?」하며 서있었다.
「아 좀 알아서 꺼~ 피곤해서 미칠 거 같아」
그렇게 말했지만, 어머니는 봉제인형을 내 머리맡에 두고 갔다. 매우 소란스럽게 울리는 생일축하 멜로디에 나
는 뚜껑이 열려서 그만
「장난치지 말라고, 짜증난다고!!」
하고는 봉제인형을 거실로 거칠게 내팽겨쳐버렸다. 아연실색하며 봉제인형을 줍는 어머니.
멜로디는 더이상 울리지 않게 되었다.
어머니가 희미하게 눈물을 머금고 있었다는 것은 깨달았지만, 그대로 침대에 꾸물거리며 누워있었다.
아침식사에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거북한 마음에 빨리 출근했다.
그리고 더이상 어머니가 그 봉제인형에 대해 말을 꺼내는 일은 없었다.
그렇지만 나는 알고있다. 그 인형이 장롱 안 깊숙히 살그머니 보관되어 있다는 사실을.
벌써 8년도 더 된 이야기다.
어머니는 아직 건재하지만, 아직껏 그 때 내가 저질러 버린 일을 후회하고 있다.
어떻게든 그 봉제인형을 고쳐 주고 싶다.
누구 아는 사람 없어?
버튼전지 정도의 크기에, 누르면 전자 멜로디로 해피버스데이가 흘러나오는 작은 회로.
어디서 팔고 있는지 좀 가르쳐 줘. 부탁할께…

딸기마루 (2008-11-10 15:11)
슬픈얘기인것같은데 저도 갖고싶어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