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에서 하도 감동작이라며 떠들길래 미리부터 눈물 질질 짤 생각하며 처음 '반딧불의 묘'를 봤을 때의 감상이 떠오르는군요.
처음 봤을 때는
"주인공 왜 저래. 지금 주위 돌아가는 상황을 모르겠냐? 니 나이쯤 되면 정신차려야 되는 거 아냐? 언제까지 꿈속에서 살 건데? 니가 처한 상황이 이해가 안 가? 너만 힘든 게 아냐 이 잣샤! 모두들 나름대로 힘들다구. ...욕먹기 싫으면 일해! 일해서 돈 벌어!! 돈 벌어서 동생 살려야지!! ...어.. 어...? 야.. 야 너 지금 뭐하는 거야!? 야! 아직 늦지 않았어! 이제라도 용서빌고 일해! 그리고 돈 벌어서 동생 치료해에에에엣!!!!!"
라며 답답해하다 어이의 극을 달린 느낌 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이게 무슨 감동작...?
.....이후 두어번 더 보니, 말하고자 하는 메세지도 알겠고, 중간중간 연출에서 눈물도 좀 났지만, 역시
"주인공 왜 저래! 일해!! 그만 환상에서 깨어나 정신차리고 돈 벌어서 동생 살려야지!!!"
라는 느낌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더군요. (-_-)y-~~
과장해서 웃기려는 면은 있지만 한번은 되씹어볼 얘기인데 개그 글로 올라와 있네요. 동정에 무직...이야 눈물나지만, 많이들 아니메 껍데기에 홀려 잊고 있는 게, 반딧불의 묘는 "우리도 전쟁의 피해자"라며 피해자 명단에 은근슬쩍 끼워타기하는 일본 우익의 이데올로기를 그야말로 성공적으로(감동적으로, 잔잔하게)선전한 작품이라는 거.
관련 댓글 하나쯤은 있을 줄 알았는데 없어서 노파심에 달고 갑니다.
간단히 비교하자면, 베를린 함락 직전 폭격에 실컷 유린당하는 독일 시민들을 이렇게 신파 전쟁 피해담으로 묘사해놨다면(이 애니메도 아마 폭격당해서 집도 불타고 끔찍한 몰골이 된 "피해자"일본 시민들이 수두룩했지요?)아마 감독의 목은 지금쯤 모사드가 들고 갔을걸요. 일본을 어찌 나치 독일과 비교하냐구요? 아, 네...
P.S.괜히 진지한 댓글로 분위기 잡쳐서 죄송합니다.
그 주인공에게 주어진 그 비참한 엔딩이 바로 이 애니메이션의 숨은 뜻이라는 얘기가 있습니다만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
위에서 나왔었던 얘긴데, "주인공 왜 저래! 일해!! 그만 환상에서 깨어나 정신차리고 돈 벌어서 동생 살려야지!!!" -> 무뇌-_-스러운 주인공의 행동과 그 결과 : 자멸, 남매 사망
특히 원작 소설을 읽어보면 좀 눈이 트이지요.
의외로 모르는 사람도 상당수 있습니다만? 특히 아이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쉽게 물들어서 성장한 후에도 국제정세나 역사에 관심이 없으면 그대로 가는수도 있구요. 미국의 이라크 침공때 '당연히 미국이 정의의 편이니 이라크가 악당'이라는, 유년기에 할리우드 영화를 좋아했던 20대 후반이 있었습니다. 애니메이션의 경우 어떤면에서는 영화보다 더 위험하다고 생각합니다.
ddd (2008-08-23 20:08)
오오오ddd (2008-08-23 20:08)
오우 ㅠㅠ 드디어 리라하우스 일등인가 ㅠㅠ .. 좀센스있는 말을 쓰고싶었는데 ㅠㅠ 감정그대로 써버렸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