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와 누나
5ch VIP 개그 - 2008-01-16 17:01대학생 때, 다른 자취 방으로 이사를 하게 되었다.
친구 몇 사람과, 전철로 45분 정도 걸리는 집에서 누나가 도우러 와 줬지만, 왠지 누나는 큼지막한 짐을
들고 왔다.
「저게 뭐지?」하고 생각하면서 작업을 개시, 점심식사 때가 되었다. 편의점이나 음식점에 가는 것도
꽤나 큰일인 시골이었지만, 나는 조금 허세를 부려 배달전문 음식점에 스시요리를 주문했다.
뜻밖의 스시요리에 친구들은 대호평. 여튼 그렇게 저녁이 되기 전에 이사를 마쳤다. 새 자취방에 짐을
다 정돈하고, 친구들도 돌아갔다.
하지만 끝까지 남아있던 누나가, 아까 들고온 큰 짐을 다시 가진 채로 돌아가려고 했다.
「어라? 이사축하로 뭐 집들이 선물 가져온 거 아니였어?」
하고 캐물어도 말끝을 얼버무릴 뿐. 답답해서 억지로 짐을 빼앗아 내용물을 펼쳐보자, 대량의 주먹밥이
들어있었다.
「이사 때문에 뭐 요리를 해먹을 수도 없을테고, 모두들 점심에 먹을 게 없을 것 같아서 만들어왔는데….
거창하게 대단한 초밥이 나오고 그러니까 부끄러워서 꺼낼 수가 있어야지」
라며 부끄러운 듯 쓴 웃음을 짓는 누나. 나는 울 뻔했다.
물론 그 주먹밥은 전부 잘 랩으로 싸서 냉동보존, 일주일에 걸쳐 전부 먹었다. 최고로 맛있는 주먹밥이었다.

yarim (2008-01-16 17:01)
엇 첫글? 저도 저런 누나 캐릭터를 지향하고 있긴 한데..ㅋ작은악마 (2008-01-16 17:01)
계속 지향해 주세요... 저도 그런 오빠가 되고 싶었지만... 동생이 없어서 -_-... 이젠 딸내미한테 해볼까나.....소원백목 (2008-01-16 18:01)
아아... 계속 지향해 주세요... 작은악마님 저도 '그러한' 여동생이 되기를 지향하지만 오빠에 절망했다!!!Rancelot (2008-01-17 00:01)
저런 누나 캐릭터는 국가의 보물입니다..(...)마일드세븐 (2008-01-17 00:01)
국가라뇨 세계문화유산입니다. 받들어야죠.어젯밤 그녀석 (2008-01-17 02:01)
저런 오빠를 가지고 있습니다.하지만 본인이 절망적인 여동생인지라...;;저는 (2008-01-17 14:01)
제가 잘때 제 방 보일러를 꺼버리고 좋아하는 오빠를 갖고있습니다. 없애버리고 싶네요-ㅂ-미소녀 (2008-01-18 17:01)
이런 댓글만으로도 가슴이 훈훈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