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칭코 가게와 야쿠자
5ch VIP 개그 - 2007-11-24 05:11
내가 일했던 파칭코 가게의 반장은 전직 야쿠자, 점장도 전직 야쿠자. 다만 주임은 겉모습은 짧게 자른
머리를 파마해서 겉보기는 제법 무서워 보이지만 사실 그냥 일반인 아저씨.
어쨌든 그런 가게였던 탓에, 평소 점장은 질이 안 좋은 손님이 진상을 부릴 경우에는 두들겨패도 좋다고
말하기까지 했었다. 그 파칭코 가게에서 사건은 일어났다.
당시 AREDDIN이라는 이름의 기기가 대히트, 손님들의 돈을 어마어마하게 빨아들이던 시절이었다.
그렇지만 상당히 양심적인 가게였기 때문에 잘 터지게 조정해놓았었고, 딴 돈의 반 정도는 손님들에게
환급되고 있었다. 그 AREDDIN 앞에 어느 날 분명히 야쿠자로 보이는 중년 두 사람이 며칠간 붙어있었다.
나는 슬롯머신 담당이었으므로 현장은 못 봤지만, 그 둘 중 하나가 사건을 일으켰다.
담당 점원 하나가 내 곁에 와서
「그 야쿠자, 오늘도 또 왔어. 요 며칠 새 거의 10만엔은 잃은 것 같은데」
나는 흠~ 과연 야쿠자들이 돈은 많이 버나보구나 하고 생각했다. 어쨌든 내가 코인힐로 잠깐 불렸을 때,
근처 AREDDIN이 죽 설치된 라인에서
「제기랄! 누굴 놀리는거야?」
라는 욕설과 함께 유리 깨지는 소리가. 나는 도대체 무슨 일인가 싶었지만 다른 손님 일 때문에 소리만
듣고 있던 도중,
점원 「잠깐만요! 도망치지 마세요!」
야쿠자 「도망이라니! 잠깐 급한 볼일이 있어서 가는거야!」
점원 「이리오세요!」
간신히 내 할일을 마치고 소리가 나는 쪽으로 가자, AREDDIN의 앞유리가 박살나서 주위에 흩날리고
있었다. 점원의 말에 따르면 10만엔도 넘게 잃은 야쿠자가 머리 끝까지 화가 치솟은 나머지 욕설과 함께
기기를 발로 걷어찼다고 한다. 주먹으로 부수지 않다니, 영리한걸. 주먹으로 쳤다면 피가 났을테니, 하는
쓸데없는 생각이나 했던 나지만.
일단 점원 몇 명이 뛰어나와 부서진 기기를 옮기고 정리하는 것으로 일단락. 문제는 가게 안 사무실로
불려간 야쿠자. 그 날은 운 나쁘게도 무서운 점장이 평소 즐기던 경마장에 간 상태였고 더 무서운 반장도
노는 날이었다. 가게에서 그 야쿠자를 상대한 건 마음이 약한 주임 뿐.
알바생이었던 내가 사무실까지 가서 주임을 돕는 것도 주제넘은 짓이었고, 다른 점원들도 다른 손님들
서비스하기에 바빴기에 신경은 쓰이지만 다들 자기 일에 전념했다. 30분 후 야쿠자는 사무실에서 나와
그대로 가게를 나와 돌아갔다.
우리들은 당연히 야쿠자에게 수리비를 청구하고 출입금지 시켰을 것으로 생각했지만···. 그 자리에 마침
있던 여종업원에게 듣자 주임은.
주임 「이런 짓을 하시면 곤란합니다」
야쿠자 「뭐? 니네 가게가 악질적으로 안 터지게 조정해놓은게 문제잖아!」
주임 「다른 기기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분명 잘 나오고 있습니다」
야쿠자 「내가 재수가 없다는 말인가!」
주임 「억지 부리셔봤자 소용없습니다. 저 당신네 조직이 어딘지 알고 있습니다. 두목한테 연락해도
좋습니까?」
야쿠자 「·····아무튼 오늘은 됐어. 난 돌아간다!」
그대로 야쿠자는 퇴장·····. 주임의 어른스러운 대응(인가?)에 모두 일단 납득은 했지만 수리비를 청구
하지 않으면 안되겠지, 하는 게 모두의 의견.
아니나 다를까 다음날 점장과 반장(반장은 일단 직급상으로는 주임보다 아래)이 나와 어제 상황을 보고
받았다. 그러자 점장과 반장은 미소를 띄우면서,
「그 조직인가····.」
그러면서 종업원들을 모아놓고
「이대로 야쿠자에게 얕보이면 가게의 평판이 떨어진다. 보복해 주자」
라는 것이었다. 단지 아르바이트생이었던 나였지만 왠지 반장은 나를 마음에 들어했었는데,
「너도 올래?」
하고 미소 지으며 묻길래 어쩔 수 없이
「네」
어떤 보복을 하려는 건지 전혀 몰랐지만, 나는 일단 따라가기로 했다.
목표로 하는 야쿠자의 정보를 어디에선가 사온 반장은 그 녀석의 차를 발견했다는 연락을 받자 직원 5명
(반장 포함)과 함께 차를 타고 그 야쿠자가 지금 있다는 다른 파칭코 가게로 향했다. (질리지도 않고 다른
파칭코 가게에 있던 그 야쿠자)
그 가게의 주차장의 안쪽에 야쿠자의 검은색 벤츠 발견. 반장은 트렁크에서 산지 얼마 안 된 야구배트를
(언제 산거야?) 모두에게 나눠주곤
반장 「유리창만 깨버려」
라는 말과 함께 먼저 앞 유리에 한방. 그와 함께 우리들도 각각 각 차창마다 한방씩. 불과 5분만에 그
벤츠의 창문은 처참한 모습이 되었다. 반장은 점장에게 건내받은, 뭔가가 쓰인 종이를 그 벤츠 앞에
붙였다.
「천벌 by OOOO(우리 가게 이름)」
몰래 하는 짓인 줄 알았던 나는 그 대담한 행동에 멍-해졌지만 일단 저질러 버린 일은 어쩔 수 없다.
반장 「돌아가자」
일동 「네」
모두들 이상할 정도로 침착해져서 가게로 돌아왔다. 나는 경찰에 잡혀가는게 아닐까? 혹시 보복이
있지는 않을까? 하고 걱정했지만 결국 한두달이 지나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반장에게 뒤늦게 들었지만 차를 박살낸 후 그 조직 보스로부터 점장에게 전화가 왔던 모양.
점장은 사정을 자세히 설명했고 그 보스는 격노! 격노한 보스는 문제의 야쿠자를 파문시키고 스스로
사과하러 오기까지 했다고. 그 후 그 야쿠자가 어떻게 됐는지는 모른다.
우리들이 한 확실한 보복에 그 보스는 오히려 감복하기까지 한 모습. 기계 앞유리를 깼으니 벤츠의
창문을 깨버린 것에 감탄했다고 한다.
어쨌든 그것으로 사건은 마무리.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계속한 그 아르바이트. 그만두려고 하자 점장과
반장이「정사원이 되지 않을래?」라는 제의도 했지만 정중히 거절했다.
그런 나도 지금은 보통 샐러리맨. 그렇지만 제일 즐거웠던 시기였다.

BaalDL (2007-11-24 06:11)
무섭다, 야쿠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