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동생을 위한 누나의 결단
5ch VIP 개그 - 2007-08-07 15:08내가 초등학교 6학년 가을 무렵이었을 때라고 생각한다. 남동생(초4)이 울면서 돌아왔다.
가방은 칼로 너덜너덜하게 찢겨있었고, 얼굴은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얻어맞았으며 전신이 멍투성이.
「부모한테는 말하지 말아라」라고 입막음이라도 되었는지,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절대 말하지
않았다. 나는 경찰에 가자고 했지만, 아이들끼리의 싸움 정도에 경찰이나 부모님은 움직이지 않았다.
나는 나 나름대로 생각해서, 남동생에게「엄마 아빠한테는 말할 수 없더라도, 이 누나한테는 말해도
되잖아? 말로 하는게 무서우면, 나한테 편지로 써서 줘」라고 말했고 그러자 동생은 곧바로 편지를
써서 주었다.
읽으면서 나는 깜짝 놀랐다. 나와 같은 반의 바보같은 양아치 집단 녀석들에게 집단린치를 당했다는
것이었다. 그것도 한두번이 아니라 오랜기간 당했다고. 심지어 담배빵 자국까지 있었다. 나는 학교
체육관 뒤가 녀석들의 집합소였던 것을 알고 있었으므로, 그대로 학교까지 달려갔다.
녀석들의 리더격인 A가 뭐라고 말을 해왔던 것 같지만, 나는 체육관까지 달려온 기세 그대로 A의
안면에 박치기를 했다. 그외에 녀석들이 어떻게 했는지, 어떻게 말했는지는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
단지, 정말 열심히, 죽어라 박치기를 했다. 때리고 걷어찼는지도 모르겠다. 당시의 나는, 여기서 A를
죽이지 않으면 동생이 죽어버릴지도 모른다고 믿고 있었는지도. 바보 녀석의 동료들이 불려온 선생님
에게 제지를 당할 때까지 나는 쭉 A를 때렸던 것 같다.
내 이마에는 유혈이 낭자, 다리와 스커트는 A가 갖고 있던 나이프로 찢겨졌고 전신에는 찔린 상처
투성이. A는 앞니와 코뼈가 부러졌다.
이는 즉시 대문제가 되어, 나와 A 모두 교무실로 불려갔지만,
신장 130 중반, 언제나 공부에 열심, 생활태도도 좋았던 모범생이었던 나와
신장 170 초반, 밥 먹듯이 수업을 땡땡이 치고 학교에 나이프를 소지하고 다니던 A 중
어느 쪽이 선이고 어느 쪽이 악인지는 이미 처음부터 정해진 거나 다름없었다.
또, 나는 동생의 양해를 얻어 동생의 편지도 공개했다. 그리고 A와 A의 동료들이 했던 일들을 모조리
어른들에게 알렸다. 대소동이 벌어졌고 A 녀석들에게 집단 괴롭힘을 당하던 다른 아이들도 자청해서
증인으로 나섰다. 돈을 강제로 빼앗기던 아이도 여러명 있었고, 다양한 방면으로 저지르던 못된 일도
모두 문제화되어 당시 그 A녀석들은 신문보도까지 되었다.
결국 A와 동료들은 보호감호 시설로 전학가게 되었다. 일부는 그대로 학교에 남았지만, 지금까지의
태도가 거짓말처럼 느껴질 정도로 위축되어 남은 학교생활을 보냈다.
비록 내 이마와 다리에는 흉터가 남았지만, 아직도 그 일에 대해서는 전혀 후회하고 있지 않다.

유즈히코 (2007-08-07 15:08)
대단한 누나군요...